매일의 사소한 고민
점심을 먹고 나면
늘 비슷한 고민을 한다
오늘은 아아? 라떼?
아니면 샷 하나를 추가할까?
어떤 날은 부드러운 맛이
어떤 날은 쓴맛이 필요하다
그렇게 골랐는데도
막상 마시면 다른 메뉴가 생각난다
한 잔에 담긴 기대
나른한 오후에는
정신이 조금 또렷해지기를
유난히 지친 날에는
기분이 조금 부드러워지기를
맛을 떠올리는 동안
마신 뒤의 나를 함께 그려본다
사소한 한 잔에도
은근히 바라는 게 많다
고르고 나서 알게 되는 것
선택은 주문하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라떼가 생각나고
라떼를 고른 날에는
조금 무겁다고 느낀다
입에 맞는 것과
마음에 드는 것은
조금 다를 때가 있다
기분까지 맞추고 싶어서
작은 선택 하나도
지금의 나에게 꼭 맞았으면 한다
취향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원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익숙한 메뉴 앞에서 망설이는 동안
내가 바라는 기분을 짚어본다
선뜻 고르지 못한 날에는
내 마음도 조금 낯설다



에필로그
사소한 선택 속에서
오늘의 나를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